<p></p><br /><br />[앵커]<br> 낙동강변 한적한 마을에 이런 아파트 10층 높이 쓰레기 산이 쌓여 있었습니다.<br> <br> 미국 CNN이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국제적 망신을 당하고서야 ‘지자체’가 부랴부랴 치웠는데 아까운 세금이 300억원이나 들어갔습니다.<br> <br> 문제는 이렇게 쓰레기를 쌓아두는 양심없는 사람들, 한둘이 아니라는 겁니다.<br> <br> 왜들 이러는 걸까요? 현장 카메라, 신선미 기자입니다<br><br>[기자]<br>충북 진천의 한 마을에 나와 있습니다. <br> <br>제 뒤로 거대한 철제 펜스가 보이는데요.<br> <br>안에는 2만 톤 넘는 쓰레기가 수년 째 방치돼있습니다. <br> <br>이처럼 쓰레기 처리 문제를 놓고 고민 중인 곳이 한두 곳이 아닌데요. <br> <br>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.<br> <br>사람 키를 훌쩍 넘긴 쓰레기 더미. <br> <br>윗부분엔 풀이 무성하게 자랐습니다. <br> <br>군데군데 보이는 쓰레기만 없으면 알아채지 못할 정도입니다. <br> <br>5년 전 한 업체가 재활용처리장을 만들겠다며 허가를 받았는데, 잘 처리하지 않고 쌓아 놓으면서 벌어진 일입니다. <br> <br>주민들은 쓰레기를 가득 실은 대형 트럭들이 드나드는게 수상해 사진까지 찍어놨습니다. <br> <br>[현장음] <br>"아마 밤늦은 시간에 작업을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. (딱 봐도 이상해서 찍어놓으셨던 거예요?) 그렇죠." <br> <br>폐기물에서 나온 침출수와 악취로 마을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. <br> <br>[이동수 / 진천군 사양리 이장] <br>"상당히 빨간 물도 엄청 많이 내려와요. 농경지라든가 많은 피해가 가고 있습니다." <br> <br>쓰레기를 언제 치울 지는 기약이 없습니다. <br> <br>토지가 경매에 부쳐져 주인이 바뀌면서, 진천군은 새로운 토지주와 폐기물 처리 문제를 두고 송사 중입니다. <br> <br>[진천군 관계자] <br>"폐기물을 다 국가가 치우고 토지를 싸게 산 사람들은 앉은 자리에서 한다는(이익을 얻는다는) 건데. 1심은 저희가 패소를 했어요. 저희가 항소 의견을 제출을 해서." <br> <br>논밭 한가운데 자갈 투성이 부지가 보입니다. <br> <br>조금만 파봐도 녹슨 철근에 찢어진 천까지 잡동사니들이 쏟아져 나옵니다. <br> <br>올 초 토사 업체가 좋은 흙을 준다며 농민들을 속인 뒤 갖다 버린 겁니다. <br><br>제가 서있는 이곳은 원래 콩밭이었는데요. <br> <br>성인 키를 훌쩍 넘는 높이로 건축폐기물 골재가 쌓여 쓰레기 언덕이 만들어졌습니다.<br> <br>주민들은 성토를 하는 줄로만 알았습니다. <br> <br>[마을 주민] <br>"덤프트럭이 가서 흙을 부으니까. (땅이) 깊으니까 메꾸는 구나 그렇게만 알고 있었지." <br><br>현행법상 폐기물을 무단 투기한 게 드러나면 배출업자와 운반업자 등이 처리 책임을 맡도록 돼있습니다. <br> <br>땅주인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. <br><br>지자체가 먼저 치우고 나중에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지만, 업자들이 재산을 숨기거나 바지사장을 내세우다 보니 추적이 쉽지 않습니다. <br> <br>지자체가 이렇게 최근 3년 간 불법 폐기물을 처리하는데 세금 744억 원이 쓰였습니다. <br><br>폐기물을 불법 처리하면 7년 이하 징역 또는 7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돼있습니다. <br> <br>쓰레기 불법투기가 근절되지 않는 건 비용 문제 때문입니다. <br> <br>톤당 수십만 원 넘는 처리 비용이 들다보니 차라리 벌금을 내는게 더 낫다는 생각을 한다는 겁니다. <br> <br>[김미화 / 자원순환사회연대 이사장] <br>"톤당 처리 비용이 30만원씩 가는데, 시장 여건에 비하면 (벌금이) 훨씬 싼거죠. 법적인 규제가 굉장히 강화돼야 한다." <br> <br>서로에게 미루고, 몰래 투기하는 비양심이 판치는 사이 산과 들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. <br> <br>현장카메라 신선미입니다. <br><br>영상취재 : 박재덕 <br>영상편집 : 오성규<br /><br /><br />신선미 기자 fresh@ichannela.com